2020년 4월에 기록한 송국의 소소한 이야기 - "송국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

2021. 3. 9. 12:15송국이 하는 일/월간 송국레터

코로나19 속에서도 "잘 지내기"를 실천하는 권혜순 씨의 소소한 이야기

 

올해 들어 무릎이 불편해 1월 초에 연골 수술을 받으려고 했다. 그런데 서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한둘씩 발생하기 시작했다. 지금처럼 전염병으로 전 세계의 사람들이 직장에 가지 못하고 일상생활이 멈춘 일은 유사 이래처음이라고 한다. 불안한 마음에 더 심해지기 전에 수술을 하자 싶어 서둘려 병원에 입원했다. 피검사를 받고 수술을 위한 간단한 검사들을 몇 가지 받았다. 수술은 잘 되었다. 회복을 위해 며칠 더 입원을 해야 했는데, 병원생활을 오래 하게 되면 면회객들 중에 확진자가 있을까 싶어 불안했다. 15일 동안 입원해 있었는데, 하루 빨리 퇴원하고 싶었다. 그 때만 해도 코로나19가 이렇게 많이 퍼질 줄은 몰랐다.

퇴원 후 집에 돌아왔다. 뉴스를 보니 코로나19는 더 많이 퍼져잇었다. 외국에서는 집 밖을 못나가게 했다. 점점더 상황은 심각해졌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내 딴에는 우리 동네 사람들도 모두 출근하지 않고 밖을 나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나도 집 밖을 나가지 않았다. 외출하면 뉴스에서 말하는 것처럼 코로나19가 걸릴 것 같았다. 송국에서 안부전화가 와도 나가지 않겠다고, 집에 잇겠다고 했다. 그리고 2월28일 송국에서 이용제한기관(임시휴무)기관이라는 문자가 왔다. 집 밖에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일에 가던 교회도 문을 닫고, 가끔씩 만나던 사랑방 사람들과도 만나지 못했다. 가끔 가족들과 사랑방 식구들과 전화통화로 안부를 나눴다.

다음 날, 송국에서 전화가 왔다. 반찬을 가져다준단다. 송국 문을 닫았다고 했는데, 반찬을  갖다 준다니, 고마웠다. 송국이 진짜 회원들을 위한 일을 많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염병 때문에 집 안에 들어갈 수는 없다고 했다. 아파트 단지 앞에서 송국 차를 마중했다. 직원을 만났다. 한 사람은 운전을 하느라 차 안에 있고, 한 사람은반찬을 들고 나에게 왔다. 둘 다 마스크를 쓴 채다. 마스크 너머로 들려오는 말투에서 친절함과 상냥함이 느껴졌다. 반찬을 건네받고, 안부를 물었다. 요즘 건강은 어떤지, 수술은 잘 받았는지 걱정을 했다. 또 어디를 간다기에 어디에 가냐 물으니 다른 회원들에게도 반찬을 전해주러 간단다. 나는 송국과 비교적 가까이 살지만, 먼 곳에 사는회원들도 있던데, 참 대단하다 싶었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챙겨 먹었다. 오늘은 운동할 때 즐겨 입는 옷을 챙겨 입었다. 송국에서 마스크를 보내줘썼다. 식료품도 살 겸, 이제는 밖에 나가보자 싶었다. 우선 동네를 한 바퀴 걸었다. 곳곳에 사람들이 있었다.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산책을 했다. 생각보다 무릎이 아프지 않았다. 마트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필요한 잠을 봤다. 집에 들어와 손을 꼼꼼하게 씻었다. 어라.밖에 나가도 괜찮다. 이제는 나가도 되겠다 싶었다.

코로나19가 좀처럼 시그라지지 않고 있다. 요즘에는 송국에서 화상회의를 한다고 한다. 나는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다. 어떻게 하나 싶기 무섭게 송국에서 또 찾아왔다. 일일이 방법을 알려줬다. 요즘에는 송국에 등록한 사람도 많다고 하던데, 다 찾아 가는가 싶다. 바쁠 텐데. 유튜브에서 송국에서 하는 프로그램도 봤다. 언제 이렇게 많이 올렸나 생각했다.

요즘엔 송국에 간다. 코로나 때문에 3개월을 집에서 쉬웠더니 혼자 지내기 갑갑했다. 들어보니 예방적 주간재활이라는 게 있어서 필요하면 와도 된다고 한다. 요즘음에는 보통 사람들도 코로나19 때문에 불안하고 다들 우울하다고 한다. 나는 송국이라는 갈 곳이 있어서 세상 살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에는 둘째 언니가 가꾸는 농장에도 두 번이나 다녀왔다. 엉개나무잎,부추,방풍나물을 한 아름 얻어왔다.

 

송국을 다니니 하루가 잘 간다. 지내기가 훨씬 수월하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렵지만 송국은 꿋꿋이 문을 열고 있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