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에 기록한 소소한 이야기 - 새해를 맞으며

2021. 3. 8. 14:04송국이 하는 일/월간 송국레터

새해는 첫 해돋이, 소망의 기지개를 피다.

 

2020년 1월 1일 7시가 갓 꺾일 무렵 아침 해가 눈을 떴다.

"우와" 하는 감탄사가 목구멍을 타고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벌벌 떨면서 추위와 씨름하느라 아침 해가 유난히 더 반가웠다.

매해 첫날 서 있는 자리는 비슷하지만 오늘은 새로운 짝지와 와서 더 즐거운 것 같다.

내가 허사장님 하고 부르는 사람이다.

기어 나오는 아침 해를 보며, 두 가지 소원을 조심스레 빌었다.

빨간 해 만큼이나 내 마음도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해가 정상에 오르면 저 멀리서 왠지 내 소원을 지켜주고 바라봐 줄 것만 같다.

 

소원을 빌고 나니 배가 고팠다.

허사장님의 송국의 모금함을 설치해 놓은 돼지국밥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래서 같은 음식이지만 누구와 먹느냐가 중요하다.

10분정도 지났지만 식당은 우리가 전세 놓은 듯 손님이 없고 텅 비었다.

고개가 갸우뚱 했다. 하지만 우리가 국밥을 거의 다 먹을 즈음,

손님들이 경쟁하듯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거짓말 같은 광경이라 생각했다.

식당은 부랴부랴 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국밥은 허사장님이 계산하고 다져르는 내가 계산하기었다. 반가운 마음에 새해인사를 하고 사장님도 덩달아 덕담을 나누어주셨다.

홀짝거리며 마시는 카라멜 마끼야또가 더욱 혀에 감겼다.

 

길을 걷다 보면, 초년 티 풀풀 나는 잎사귀들이 있다. 콧물을 푼 것처럼 이슬이 맺혔다.

오늘의 이른 아침, 마음 하나는 부자가 된 느낌이었다. 올해 인생 장사는 정말 잘 될 것 같다.

 

살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길을 잃을 것이다.

또 많은 사람들이 개척자로서 새로운 길을 발견할 것이다.

중요한건, 삶의 촛놈이 다할 때까지 눈을 밝히며 사는 것,

그 희망이 우릴 오뚝이처럼 다시 일으키지 않을까.

그렇게 허사장님과 해운대 바닷가에 서서 새해 첫날을 만끽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