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에 기록한 송국의 소소일기 - 담, 아크릴 칸막이를 보다 문득 든 생각

2021. 3. 18. 12:02송국이 하는 일/월간 송국레터

 오랜만에 송국에 출근했다. 오랜만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송국도 현재 코로나19로 긴급돌봄기관이라 출근할 수 있는 날짜가 정해져있기 때문이다.  출근했더니 책상마다 테이블마다 못보던 물건이 생겼다. 뉴스나 방송프로그램에서 보던 아크릴 칸막이다. 송국도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보니 비밀로 인해 감염병에 걸릴 수 있는 상황을 예방하려고 설치한 것 같다. 그런데 칸막이 너머로 사람들을 마주하니 상대방 얼굴이 일렁거려서 약간의 어지러움을 준다. 칸막이 속에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보니 문득 우리 마음 속에도 칸막이가 있지않을까 싶었다. 감염병으로 모두가 예민하고 집콕으로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있다. 뉴스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서로 다투거나 갈등을 겪는다. 서로가 힘든 상황이다보니 타인을 이해하기보다 마음 속의 아크릴을 두껍게 치는듯하다.

 아크릴 칸막이는 담이다. 저마다 마음 속에는 이크릴 담을 하나씩 두고 산다. 자신의 담을 넘어온 작은 침방울에 삶이 흔들릴까 걱정이다. 그러다보니 조그만 일에도 놀라고 불안하다. 원래도 갖고 있던 담이 이번 감염병으로 더 두꺼워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담은 두꺼워질수록 서로를 바라보는 얼굴이 더 많이 일렁이고 왜곡되어 보인다. 그러나 결국 담 밖이나 안이나 답답하기는 매한가지다.

 아침마다 마스크를 챙기는게 일상이 되었다. 우리가 조금은 힘들고 답답하더라고 마음 속 두꺼운 담을 조금씩만 무너뜨려보면 어떨까. 아마도 서로를 좀 더 챙기고 남을 배려할 수 있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우리의 거리는 멀지만 마음만은 가까워지는 하루가 되지 않을까. 답답한 일상, 우리의 원래모습을 하루빨리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