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임상심리사, 송국을 만나다.

2023. 12. 5. 15:02송국이 하는 일/월간 송국레터

 저는 올해부터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서 정신건강임상 심리사 1급 및 임상심리전문가 수련 과정을 시작한 강하연입니다. 심리평가, 병동 환자 대상 집단 프로그램 진행, 아동 사회기술훈련과 같은 심리치료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햇병아리인 저는 허둥지둥 심리검사를 하고, 부랴부랴 보고서를 쓰며, 밥 먹듯이 야근을 하는 바쁜 나날을 지내고 있었습니다. 이제 수련 생활에 적응이 됐나 싶을 무렵,10월 중순부터 파견 수련의 일환으로 송국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저는 심리평가가 이루어지는 시간 동안에만 환자를 집중적으로 보아서 환자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기가 어렵습니다.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부적한 점, 환자가 변화하는 과정을 볼 수 없는 점이 늘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이 아쉬움을 송국에서 덜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대가 되었습니다. 최대한 많은 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나중에 임상심리사로서 활동하면서 정신재활시설과 어떤 방식으로 협업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가자고 다짐했습니다. 처음 방문한 송국은 신선함 그 자체였습니다. 누구나에게나 밝게 인사하고 담소와 농담을 나누는 모습, 회의 시 너나할 것 없이 의견을 나누는 모습, 새로 온 제게 여러 회원이 동시에 질문 세례를 던지는 모습들 모두 신선했습니다. 이제 송국 출근 2주차밖에 되지 않았지만,회원들과 함께 하는 동안 저의 관점이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병원에서는 증상과 진단명에 초점에 맟추어 환자를 바라보는 반면, 송국에 있을 때는 회원들이 좋아하는 활동,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대해 궁금해 합니다. 그러고 보니, 송국 회원 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한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기타연주, 그림그리기, 세계적 이슈에 대한 설명 등 여러분야에 열정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아마 송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있느 기회를 접했기 때문에 취미 활동을 꾸준히 해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역사회재활이란 정신장애인 개개인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견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파견수련 기간 동안 행복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진행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언제 행복을 느끼는지, 어떤 삶을 살면 행복해질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송국 식구들에게 한달간 의무적으로 들르는 파견수련생이 아닌, 당신들의 행복을 진정으로 바라고 진심 어린 관심을 주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아직 필드에서 배움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상심리사로서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습니다만, 가능하다면 병원 내에서만 활동하기보다는 지역사회, 연구, 자문 등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고 싶습니다. 또한 정신건강분야에 종사하는 타 직역들과의 연대를 통해 정신장애인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이들이 행복한 싦을 누리고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일깨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임상가가 되고자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