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21. 14:42ㆍ송국클럽하우스/송국 사람들의 에세이
나는 만화를 좋아하고 그림, 소설 등 예술을 사랑하는 예술가이다.
어쩌면 나는 예술을 하기 위해 태어나고, 지금까지 고독하게 살아온 것이 아닌가 싶다.
자유를 선택하셨던 어머니에 대한 원망과 마음속 고통을 뒤로하고 나는 성실히 가장의 역할을
감당하시는 아버지와 지극정성으로 돌봐주시는 할머니 밑에서 살아왔다.
그 덕에 나는 언제나 활발하게 친구들과 어울리며 뛰어놀았고, 내 속사정을 다 알아주는 친구들도
사귀었다.
그렇게 내 인생은 걱정과는 달리 순탄하게 흘러가는 듯 했다.
그러나 예술을 위한 고통이었을까... 아니면 잘못된 만남이었을까...
언제부터인가 가장 친했던 친구들이 나쁜길로 빠지기 시작하면서 나의 삶도 삐뚤어지기 시작했다.
근묵자흑이랬지...처음에는 저러다 말겠지 하고 넘겼으나 그들과 어울리기 위해 나도 나쁜길로
빠지며 원치 않았던 괴롭힘에 동참하기도 했다.
나는 뭔가 결단을 내릴 필요성을 느꼈다. 그렇다. 난 그들과 더이상 함께일 수 없었다.
소중한 내 인생을 위해서도, 아버지와 할머니를 생각해서라도 그들과 멀어져야 했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그들을 피해다니는 것 뿐이었다.
담임선생님들도 나를 도와 주셨지만 역부족이었다.
끝끝내 나는 그들을 피하기 위해 집 안에 스스로를 가두었다.
자연스럽게 결석을 밥먹듯이 하게 되며 고통의 학창시절을 보내야 했다.
그즈음 할머니께서도 세상과 이별을 하셨다.
일을 끝내고 밤 늦게 들어오시는 아버지를 제외하면 나는 세상에 혼자였다.
그러던 중 우연히 교회를 다니게 되었고, 주변의 추천으로 검정고시를 치렀다.
하늘이 도왔는지 원래 공부머리를 타고났는지 공부를 하고, 시험을 치는 것엔 어려움이 없었다.
덕분에 높은 점수를 받고 졸업을 할 수 있었다.
그 와중에 내 영혼을 살리는 것은 만화와 소설책이었다.
그림도 곧 잘 그렸다.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큼은 나는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었다.
그림을 완성해 나가면서 나는 살아있음을 느꼈다.
나에게 허락된 유일한 기쁨이었다.
어린시절부터 학습되어온 우울과 불안, 무기력함에 병원의 도움을 빌렸고,
예술 덕분인지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남아있었기에 잘 극복할 수 있었다.
돌아보면 내 인생은 파란만장하거나 다사다난하지는 않지만 고요하고, 고독하게 고통받은 경우같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워보려한다.
내가 겪어온 세상과는 다르게 밝은 영향을 전달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싶다.
그렇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오늘도 그림으로 다채로운 시간을 채워본다.
출처: https://songguk.tistory.com/1473 [송국클럽하우스: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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